저주파 치료기 의료기기라면 다 믿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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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파 치료기 의료기기라면 다 믿어도 될까요?

얼마 전 가족이 어깨 통증 때문에 저주파 치료기를 찾다가 제품 화면을 보여줬습니다. ‘의료기기’라는 문구 옆에 혈액순환, 자세 교정, 만성 통증 해결까지 적혀 있었죠. 여기서 구분할 게 있습니다. 의료기기로 허가받았다는 사실과 광고에 나온 모든 효과를 인정받았다는 뜻은 같지 않습니다.

의료기기 표시는 어디까지 뜻할까요?

저주파 치료기는 피부에 붙인 패드 등을 통해 전기 자극을 전달합니다. 다만 온라인에서 쓰는 ‘저주파 치료기’는 넓은 표현입니다. 통증 완화를 목적으로 신경을 자극하는 제품과 근육 자극을 목적으로 하는 제품이 섞여 있고, 사용 목적도 제품마다 다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개인용저주파자극기를 피부를 통해 진통이나 근위축 개선에 이용하는 신경 및 근자극 장치로 설명합니다. 그렇다고 해당 품목의 모든 제품에 똑같은 효능이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구매 화면에서는 세 가지를 대조하면 판단이 쉬워집니다. 제품이나 포장에 적힌 ‘의료기기’ 표시, 품목 허가·인증·신고번호, 그리고 사용 목적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기기 통합정보시스템에서 번호를 검색해 제품명과 업체명도 맞춰볼 수 있습니다. 번호가 보여도 다른 제품의 번호를 가져다 썼다면 확인한 셈이 아니니까요.

광고에서 ‘어깨 통증 완화’를 말한다면 실제 허가된 사용 목적에도 그에 해당하는 내용이 있는지 봐야 합니다. 근육통 완화 목적으로 허가된 제품이 혈당이나 콜레스테롤 개선까지 약속한다면 한 번 더 의심할 만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이런 식으로 허가 범위를 벗어난 광고에 주의를 당부한 바 있습니다. 제품의 의료기기 표시만으로 광고 문구 전체를 믿기보다, 표시된 사용 목적을 기준으로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집에서 쓰는 순서는 어떻게 잡아야 할까요?

허가 정보를 확인했다면 다음은 설명서입니다. 패드를 붙일 수 있는 부위, 한 번 사용할 때의 시간, 강도 조절법은 제품별로 확인해야 합니다. ‘저주파니까 하루에 몇 분’처럼 모든 제품에 통하는 시간을 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앱으로 강도를 조절하는 제품이라면 처음 연결할 때 기본 설정과 자동 종료 기능도 함께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사용할 때는 패드를 붙인 뒤 낮은 강도에서 시작해 천천히 조절합니다. 자극이 느껴지는 것과 아픈 것은 다릅니다. 따갑거나 통증이 생기면 강도를 올려 참을 이유가 없습니다. 패드를 떼기 전에는 전원을 끄고, 사용 뒤에는 피부가 붉어지거나 가렵지 않은지도 확인합니다. 패드의 접착력이 약해졌거나 전선이 손상됐다면 설명서에 맞게 교체해야 합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의 경피적 전기신경자극 안내는 상처가 있거나 감각이 둔한 피부, 목 앞쪽과 눈·입 주변에 패드를 붙이지 않도록 안내합니다. 가슴과 등 사이로 전류가 흐르도록 배치하거나, 잠자는 동안·운전할 때·목욕 중 사용하는 것도 피하도록 합니다. 제품마다 패드 위치가 다를 수 있으니 정확한 부위를 모르겠다면 임의로 옮겨 붙이기 전에 의료진이나 제품 설명서를 확인해야 합니다.

사용 전에 의료진과 상의해야 하는 경우는요?

심장박동기나 삽입형 제세동기처럼 몸속에 전자기기가 있다면 저주파 자극기를 임의로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간질이 있거나 임신 중인 경우에도 먼저 의료진에게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출산 중 통증 완화에 전기 자극을 쓰는 사례가 있다고 해서 가정용 제품을 임신 중에 마음대로 써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심장 질환이 있거나 다른 삽입 기기를 쓰는 경우 역시 담당 의료진과 제품별 주의사항을 확인해야 합니다.

피부에 상처·염증이 있거나 감각이 둔한 부위에는 패드를 붙이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자극이 너무 강해도 바로 알아채기 어렵고, 피부 상태가 나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용 중 두근거림, 어지럼, 심한 피부 반응처럼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중단하고 진료를 받는 게 맞습니다. 피부가 조금 가려운 정도라도 계속 붙인 채 강도를 바꾸며 버티지는 않는 편이 낫습니다.

통증이 줄면 진료는 미뤄도 될까요?

저주파 자극으로 통증이 일시적으로 덜 느껴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반응만으로 통증의 원인을 알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운동 뒤 뻐근한 어깨와, 갑자기 시작된 심한 어깨 통증은 같은 방식으로 다루기 어렵습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도 원인을 모르는 통증이라면 전기 자극기를 쓰기 전에 의료 전문가와 상의하도록 안내합니다.

갑자기 생긴 심한 통증, 다친 뒤 이어지는 통증, 팔·다리의 힘 빠짐이나 감각 이상, 발열을 동반한 통증은 대면 진료로 원인을 확인할 상황입니다.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이 함께 나타난다면 치료기 사용을 고민할 때가 아니라 즉시 응급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통증이 반복되거나 점점 심해지는 경우에도 기기의 강도를 높이는 것으로 대응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건강관리 앱에 사용 시간과 통증 정도를 기록한다면 진료 때 경과를 설명하는 데 쓸 수 있습니다. 다만 통증 점수가 내려갔다는 그래프가 원인 질환의 호전을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기록에 사진이나 진료 내역까지 넣는다면 앱이 어떤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하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저주파 치료기를 고를 때 ‘의료기기인가’에서 질문을 끝내지 않습니다. 내 제품이 허가받은 목적이 무엇인지, 내 몸에 써도 되는지, 지금 통증에 진료가 먼저 필요한지를 차례로 묻는 편이 훨씬 실용적입니다.

저주파 치료기 의료기기라면 다 믿어도 될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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